3. 인지 반응 테스트(CRT)

질문1> 

노트와 펜을 합친 가격은 11,000원이다. 노트는 펜보다 10,000원이 비싸다. 펜의 가격은 얼마인가?

질문2>

5대의 재봉틀로 5벌의 옷을 만드는 데 5분이 걸린다. 100대의 재봉틀로 100벌의 옷을 만드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질문3>

매일 동일한 속도로 벽돌을 쌓아 건물을 올리는 중이다. 건물의 높이는 매일 두 배씩 높아진다. 10층까지 올라가는 데 48일이 걸린다면 5층까지 쌓아올리는 데는 얼마의 기간이 걸릴까?

셰인 프레더릭(Shane Frederick)이 "인지 반응 테스트(Cognitive Reflection Test)" 라고 부른 위의 질문들은 인간의 직관이 얼마나 실수 투성이인지를 보여준다. 조금만 숙고한다면 어렵지 않게 정답을 말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너무나도 빠르고 쉽게 그리고 자신있게 오답을 말한다. 시스템2의 느린 사고가 시스템1의 빠른 사고를 억누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스템1이 늘 그렇게 실수 투성이의 얼굴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 만약 우리에게 시스템1이 없었다면 아마 오늘 아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장 오른쪽 발을 먼저 내딛어야할지 왼쪽 발을 내딛어야 할지부터 시스템2가 고민에 빠질테니 말이다. 인간은 AI 수준의 빠른 시스템2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위 질문들의 정답은 아래와 같다.

질문1 정답> 500원.

만약 펜의 가격을 1,000원이라고 대답했다면 노트는 그보다 10,000원이 비싸다고 했으니 11,000원이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노트와 펜 가격의 합은 12,000원(11,000+1,000)이 되고만다.

질문2 정답> 5분.

결국 재봉틀이 몇 대가 되었든 재봉틀 1대로 옷 1벌을 만드는 시간은 5분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100대의 재봉틀로 100벌의 옷을 만들어도, 1000대의 재봉틀로 1000벌의 옷을 만들어도 걸리는 시간은 동일하게 5분이다.

질문3 정답> 47일.

47일째에 5층 높이를 쌓아야 그 다음날인 48일째에 두 배인 10층 높이의 벽돌을 쌓게 된다.